엑싯사례2026년 7월 29일14 min read

32억 꼬마빌딩이 140억이 되기까지 — 등기로 복원한 성수동 디벨로퍼의 8년

성수동2가의 한 필지가 2018년 32억에서 2026년 140억으로. 등기부등본과 실거래 데이터를 교차 검증해 개인 매입 → 법인 전환 → 상호금융 4곳 신디케이트 대출 → 엑싯까지, 디벨로퍼의 자금 설계 전 과정을 복원했습니다.

갈타 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532-38. 대지 357㎡(약 108평), 제3종일반주거지역, 그 위에 1984년 사용승인을 받은 지하 1층~지상 4층 근린생활시설(연면적 약 563㎡) — 등기상 건물명 김동진빌딩입니다. 매입 당시 이미 지어진 지 34년 된 건물, 사실상 토지를 사는 딜이었습니다.

이 필지는 2018년 32억에 손바뀜된 뒤, 2026년 140억에 팔렸습니다. 8년, 4.38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 등기부등본 갑구·을구가 전부 기록하고 있습니다.

갈타맵 상세 카드 — 성동구 성수동2가 532-38, 2026.05.28 매매 140억, 직전 거래 2020.02.28 38억 대비 +102억(+268%), 대지 108평·평당 1.3억, 사용승인 1984년

카드 상단에 보이듯 이 필지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지구(주택정비형 재개발) 안에 있습니다. 2026년의 매수 가격에는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합니다.

3줄 요약

시점사건금액
2018. 4.개인 2인이 지분 1/2씩 공동 매입32억
2020. 2.개인 → 법인(김동진㈜) 명의 이전38억
2023. 4.상호금융 4곳 근저당 동시 설정 (채권최고액 합 91억)추정 대출원금 70~76억
2026. 5.매각 (매수자는 개인, 매수 직후 담보신탁)140억

이 분석은 해당 필지의 토지·건물 등기사항전부증명서(2026년 7월 열람)와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 데이터를 교차 검증해 작성했습니다. 갈타맵이 필지 단위로 매칭한 이 필지의 실거래 2건(2020년 38억, 2026년 140억)은 등기 갑구의 거래가액과 원 단위까지 일치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개인의 성명은 표기하지 않으며, 공부(公簿)상 법인명·건물명·금융기관명만 사용합니다.

1막 — 2018년: 32억, 노후 건물을 산 게 아니라 땅을 샀다

2018년 4월, 개인 2인이 이 필지를 지분 1/2씩 32억(토지+건물 일괄, 매매목록 기준)에 공동 매입합니다. 토지 108평 기준 평당 약 2,960만 원.

당시 건물은 1984년생 근생, 감가가 끝난 자산입니다. 성수동2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이 가격은 건물값이 아니라 입지에 대한 베팅입니다. 2018년은 성수동 카페거리·붉은벽돌 상권이 확산되고 서울숲 라인 젠트리피케이션이 본격화되던 시점 — 지금 돌아보면 정확한 타이밍이었습니다.

2막 — 2020년: 법인으로 옮기다

2년 뒤인 2020년 2월, 이 필지는 38억에 다시 거래됩니다. 그런데 매수자가 특이합니다. 김동진주식회사 — 매도인 개인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 법인입니다.

이건 디벨로퍼들이 자주 쓰는 개인 → 법인 전환입니다. 개인 명의로 싸게 잡아둔 자산을 사업 법인으로 옮기는 이유는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1. 대출 한도 — 법인은 임대사업·시행 목적의 여신 취급이 개인보다 유연합니다.
  2. 세금 구조 — 향후 매각 차익을 개인 양도소득세율이 아닌 법인세율 체계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3. 매각 유연성 — 자산 매각뿐 아니라 법인 지분 매각 등 출구 옵션이 늘어납니다.

흥미로운 디테일 하나. 이 2020년 매매의 실거래 신고는 2020년에 이뤄졌지만(갈타맵 데이터에도 2020년 2월 거래로 잡혀 있습니다), 소유권이전등기 접수는 2026년 5월 — 매각 직전입니다. 계약과 등기 사이 6년의 간격을 두고, 엑싯 시점에 명의를 최종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3막 — 2023년: 대출 91억의 설계 — 이 케이스의 하이라이트

2023년 4월 5일, 을구에 근저당 4건이 같은 날, 단일 접수번호로 설정됩니다.

순위근저당권자채권최고액
1(1)수지농업협동조합9.1억
1(2)평창영월정선축산업협동조합27.3억
1(3)공근농업협동조합14.3억
1(4)모현농업협동조합40.3억
합계상호금융 4곳91.0억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왜 농협·축협 4곳인가. 개별 상호금융 조합에는 동일인 여신 한도가 있습니다. 한 곳에서 70억+를 일으킬 수 없으니, 4개 조합을 한 접수번호로 쌓는 신디케이트(공동대출) 방식으로 조달한 겁니다. 시중은행 심사가 까다로운 중소 디벨로퍼가 담보 여력이 좋은 물건으로 대출을 극대화할 때 쓰는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둘째, 규모. 상호금융의 채권최고액은 통상 대출원금의 120~130%로 설정됩니다. 역산하면 실제 대출원금은 약 70~76억. 취득원가 32억의 2.2~2.4배입니다.

셋째, 이게 의미하는 것. 자산을 팔지 않고도, 담보가치 상승분을 대출로 현금화해 투입 원금을 전액 회수하고도 남는 — 이른바 캐시아웃(cash-out) 리파이낸싱입니다. 2023년 시점에 이미 이 딜의 원금 리스크는 0이 됐고, 이후는 회수한 자본 위에서 업사이드만 남긴 게임이었습니다.

등기에는 또 하나의 디테일이 있습니다. 근저당 설정 당시 등기부상 소유자는 아직 개인 2인이었고 채무자는 김동진㈜ — 개인 소유 부동산을 법인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형태(물상보증)입니다. 개인·법인이 사실상 한 몸으로 움직이는 소규모 디벨로퍼의 자금 운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4막 — 2026년: 140억 엑싯

2026년 5월 28일, 필지는 140억에 매각됩니다. 평당(토지 기준, 일괄가) 약 1억 2,960만 원 — 2018년 매입가의 4.4배입니다. 참고로 이 필지의 2026년 개별공시지가 기준 토지 공시 총액은 약 55억. 매각가는 공시지가의 2.5배였습니다.

한 달 뒤인 6월 25일, 등기에는 세 가지가 같은 날 처리됩니다.

  • 상호금융 4곳 근저당 전부 말소 (매각대금으로 상환)
  • 매수자 앞 소유권이전
  • 매수자의 우리자산신탁 앞 담보신탁

매수자 쪽 구조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요즘 고액 딜의 매입 금융은 근저당이 아니라 부동산담보신탁으로 갑니다. 소유권을 신탁사에 이전하고 대출기관이 우선수익권을 잡는 방식 — 등기 을구가 깨끗해 보여도 신탁원부 안에 레버리지가 들어 있는 구조입니다. 을구에 근저당이 없다고 무차입 매수가 아닙니다.

수익률 계산서

지표비고
매입가 (2018)32억등기 매매목록
매각가 (2026)140억등기 매매목록·실거래 신고 일치
총 차익 (gross)+108억세전, 비용 미반영
배수 (MOIC)4.38배물건가 기준
보유 기간약 8.1년2018. 4. → 2026. 5.
연평균 상승률 (CAGR)약 20%/년물건가 기준
자기자본 IRR (추정)연 27% 안팎아래 가정 참조

자기자본 IRR은 이렇게 추정했습니다. 2018년 32억 전액 자기자본 투입 → 2023년 대출 약 73억 인출(원금 전액 회수+α) → 2026년 매각 140억에서 대출 73억 상환. 이 현금흐름의 내부수익률이 연 27% 수준입니다. 만약 2018년 매입 때도 대출을 썼다면(폐쇄등기 미확인) 실제 자기자본 IRR은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위 수치는 등기·실거래 공부에서 확인되는 금액만으로 계산한 세전·비용 미반영 추정치입니다. 취득세(법인의 수도권 취득 중과 가능성), 법인세, 중개보수, 그리고 대출이자(원금 73억·연 5% 가정 시 3년여간 약 11~12억 규모)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대출원금은 채권최고액에서 역산한 추정값이며, 실제 실행액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글은 공부 기반 사례 분석이며 특정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이 케이스가 보여주는 디벨로퍼 플레이북 4가지

  1. 노후 건물 딜은 토지 딜이다. 1984년생 근생의 건물값은 0에 수렴합니다. 산 것은 제3종일반주거 108평의 입지였고, 그래서 상권 확산 방향이 가격을 결정했습니다.
  2. 명의는 전략이다. 개인으로 진입해 법인으로 전환하는 시퀀스는 대출·세금·출구 옵션을 모두 바꿉니다.
  3. 상호금융 신디케이트는 중소 디벨로퍼의 PF다. 동일인 한도를 조합 분산으로 풀어 담보가치의 한계까지 조달하는 구조 — 같은 날·단일 접수번호가 그 시그니처입니다.
  4. 엑싯 전에 이미 엑싯한다. 캐시아웃 리파이낸싱으로 원금을 조기 회수하면, 이후 보유는 '남의 돈으로 하는 보유'가 됩니다. 최종 매각은 업사이드 실현일 뿐입니다.

이 필지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갈타맵 지도 화면 — 성수동2가 532-38 필지에 140억 마커가 찍혀 있고, 좌측 상세 패널에 실거래 내역(2026.05.28 140억, 2020.02.28 38억)과 토지 정보가 표시된 모습

이 사례의 실거래 이력은 갈타맵에서 필지 단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갈타맵에서 성수동2가 532-38 보기

갈타맵은 지번이 가려진 국토부 실거래를 필지(등기 단위)에 정확히 매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 시리즈처럼 등기부등본과의 교차 검증으로 그 정확도를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엑싯 사례의 자금 설계를 등기로 열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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